B사감이 감독하는 그 기숙사에 금년 가을 들어서 괴상한 일이 생겼다.
그것은 다른 일이 아니라 밤이 깊어서 새로 한 점이 되어 모든 기숙생들이 달고 곤한 잠에 떨어졌을 제 난데없는 깔깔대는 웃음과 속살속살하는 말낱이 새어 흐르는 일이었다.
그러나 이 수수께끼가 풀릴 때는 왔다. 어째 공교롭게 한방에 자던 학생 셋이 한꺼번에 잠을 깨었다. 첫째 처녀가 소변을 보러 일어났다가 그 소리를 듣고 둘째 처녀와 셋째 처녀를 깨우고 만 것이다.
“저 소리를 들어보아요. 아닌 밤중에 저게 무슨 소리야?”하고 첫째 처녀는 호동그래진 눈에 무서워하는 빛을 띠운다.
이때에 그 괴상한 소리는 땍때글 웃었다. 세 처녀는 으쓱하며 귀를 소스라쳤다.
“오! 태훈 씨! 그러면 작히 좋을까요?”
간드러진 여자의 목소리다.
“경숙 씨가 좋으시다면야 내야 얼마나 기쁘겠습니까? 아아, 오직 경숙 씨에게 바친 나의 타는 듯한 가슴을 인제야 아셨습니까?”
정열에 뜬 사내의 목청이 분명하다.
한동안 침묵…….
“인제 고만 놓아요. 키스가 너무 길지 않아요. 행여 남이 보면 어떡해요?”
아양 떠는 여자 말씨.
“길수록 더욱 좋지 않아요? 나는 내 목숨이 끊어질 때까지 키스를 하여도 길다고는 못하겠습니다. 그래도 짧은 것을 한하겠습니다.”
사내의 피를 뿜는 듯한 이 말끝은 계집의 자지런 웃음으로 묻혀버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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